서비스 마인드

얼마전에 컴퓨터를 켜면 바로 연결이 되던 네이트 메신저가 연결이 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그냥 로긴을 하니 자꾸 패스워드가 틀렸다는 에러 메세지가 나왔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비밀번호 찾기를 이용했더니 처음 가입했을 때의 메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여 발송을 해 주었다.
뭐 여기까진 별 문제없는 상황이었지.

그런데 문제는 내가 네이트에 가입할 때 이메일을 네이트 메일로 한 것이었다 OTL___
결국 로긴 할 수 없는 메일로 이미 변경되어버린 패스워드가 날아간거지.
이런 경우 종종 있다. 가입할 때 조심하자. -_-;

아무튼 이런 상황에 어쩌겠는가 고객센터에 문의메일을 날렸지.

이야기는 여기부터 ~

처음 문의 메일을 보낸 후 부터 거의 2주동안 고객 센터와 메일을 주고 받았지만 결국 패스워드는 알아내지 못했다 -_-
그 이후로 네이트 메신저는 내 컴퓨터에서 삭제 되었고.

고객센터에 문의 메일을 보내 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여기서 내가 가장 열 받았던 것은 정말 내 메일을 읽고 답변을 보낸건지 그냥 메일 로봇이 일괄적인 답변을 보내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의 성의 없는 메일이었다.

특히 네이트에 문의 메일을 보내려면 기본적인 개인정보를 입력한 후에야 메일이 발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네이트 쪽의 답변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주민번호를 적어 달라는 답변 -_-;
현재 일본에 있는 관계로 더이상 어쩔 수가 없어서 포기해 버리고 잊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또 다른 사이트의 비밀번호를 잃어버렸다 -_-;
이번엔 일본 사이트 였는데 이 사이트의 구조는 비밀번호 찾기 기능을 실행하면 처음에 가입할때 아이디와 메일 주소를 입력한 후, 역시 처음 가입했을 때의 질문내용에 답변을 하는 방식이었다.
이 절차를 거치면 메일로 역시 변경된 패스워드가 발송된다.

여기서 문제는 내가 적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점 OTL~

역시 문의 메일을 날렸다.

그런데 답변 내용이 좀 달랐다.

우선 아래는 회답내용의 원문이다.

●回答

平素は弊社製品をご愛用いただき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お問い合わせの件ですが、弊社システムにてご登録内容を
確認いたしましたところ、下記会員ＩＤおよびメールアドレスで
ご登録がございました。

・会員ID：********
・メールアドレス：********@*****.***

パスワードにつきましては、データベースに暗号化保存し、
当方においても解読不可となっております。

お手数ではございますが、ログインの際パスワード忘れの画面にて
上記会員ＩＤおよびメールアドレスをご入力いただきますと、
ご登録時に設定いただいたパスワード忘れクイズが表示されます。
お客様の回答は「****」ですので、こちらを回答いただきますよう
お願いいたします。

また、弊社ユーザー登録ではご登録対象製品が、デジタルカメラ、
フィルムカメラ、フィルムスキャナ、双眼鏡となっており、
交換レンズのご登録は行っていただけませんので、ご了承いただき
ますよう、お願いいたします。

今後とも弊社商品のご愛顧をお願い申し上げます。　

개인정보에 대한 부분은 *로 표시 하였다.

대충 회신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문의하신 내용을 확인 했는데 고객님은 아래와 같은 아이디와 이메일 주소로 등록하셨습니다.

. . . .


하지만 DB의 암호화 보존으로 저희 쪽에선 패스워드 해독이 불가능 합니다. 수고스럽지만 패스워드 찾기를 이용하여 아이디와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시면 설정해 주신 질문이 표시 됩니다. 해당 질문에 대한 대답은 **** 입니다.

흠 일단 해결은 되었다
그런데 내가 놀란건 바로 다음 내용이었다.

폐사의 유저 등록에서는 디지털카메라,필름 카메라, 필름 스캐너, 쌍안경이 등록 대상 제품입니다. 교환렌즈의 경우는 등록 대상 제품이 아님을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쩌구 ~~~

내가 문의 메일을 보낼 때 렌즈를 등록하려고 했는데 패스워드를 잃어 버려서 등록을 못하고 있다. 패스워드를 확인할 방법이 없나? 라는 식으로 메일을 보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대답이었던 것이다.

원래 네이트에서의 회답 내용 원문도 같이 올렸어야 했는데 귀찮기도 하고 대충 넘어가고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그게 아니니까..)

뭔가 좀 다르지 않은가?
내가 보낸 메일을 자세히 읽어 봤다는 느낌이 드는 회답이 왔다는 점이 놀라왔다.

흔히들 일본의 서비스는 세계최고 수준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일본의 서비스를 접해보면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나라의 서비스가 그 품질 만으로 보면 더 높을 때가 많다.
특히 한국의 AS의 경우 그 신속성이나 서비스 질, 처리 능력으로 보면 감히 일본이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일본은 보통 AS가 일주일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

대신 한국의 서비스가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는 부분은 직원의 친절함이다.

예를 들어 휴대폰이 고장나서 AS를 맡겼는데 수리기간이 일주일 걸리고 그동안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을 빌려 주지도 않는다고 하면 어떻겠는가?

우리 나라에서 이런 경우라면 많은 항의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런 경우에서 아무도 뭐라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뭐가 다를까?

역시 문제는 고객 대응 직원의 친절함이다.

한국에선 저런 경우에 사무적인 말투로 안된다는 대답만 할 것이고 그에 대해 고객은 당연히 항의를 하겠지.
하지만 일본에서라면 저런 경우에 직원이 고개를 숙이면서 '申し訳ございません(정말 죄송합니다)' 를 연발 하면저 정말 어쩔 줄 모르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거기에 대고 얼굴을 붉히며 항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예전에 해충을 제거해 주는 모 사이트의 고객 게시판이 인터넷에서 화재가 된 적이 있었다.

'바퀴벌래랑 개미랑 싸우면 누가 이겨요?' 등의 장난 섞인 질문들에 대해서도 유머러스한 답변으로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점은 모든 엉뚱한 질문들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성의있는 답변이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