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복지

얼마 전에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목발 생활 중이다.
목발을 짚고 다녀보니 매일 다니던 길이 그렇게 멀게 느껴질 수가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나라에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정말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선 도로를 보면 정말 울퉁불퉁하고 곳곳이 패여 있어서 조금만 주의를 소홀히 해도 목발로 헛디디기 일쑤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무슨 전쟁터처럼 모든 도로의 90% 이상은 평평하지 않다.
그동안 이 사실을 몰랐다니 정말 인체의 신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_-;;;

그리고 대중교통을 보면 그나마 장애인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줄 알았던 지하철도 그닥 잘 되있지 않았다.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역이 아직도 정말 많이 있다.
그리고 동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설계로 인해 미로처럼 지하를 누벼야 하고 그나마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은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등 지하철을 한 번 타는 건 정말 모험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버스는 아예 목발을 짚고 이용하기가 불가능하다. -_-;;

일본에서는 그렇게 자주 보이던 장애인들이 유독 우리나라 길거리에서 잘 보이지 않았던 이유가 장애가 있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가 아니라 장애인이 돌아다니기가 너무나 어려운 환경 때문이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씁쓸해진다.
나야 고작 한 두 달 목발 생활을 하다가 두 다리로 걸어 다니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평생 목발에 의지해야 하는 사람들은 정말 얼마나 불편했을까.

오늘부터 선거 홍보가 시작된다고 여기 저기서 확성기로 떠들어 대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 공허한 공약 말고 장애인을 위한 복지 정책을 정말 펼치고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