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이용해서 후지산을 다녀왔다.
후지산은 1년 중에 7월 8월에만 등반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지난 주말이 올해의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이번 아니면 언제 또 가리..? 하는 맘으로 가볍게 출발.
실제로는 1년내내 등반이 가능하지만 산 곳곳의 휴게소나 산장등이 이 기간에만 영업을 하고 겨울에는 눈 때문에 전문 산악인이 아니면 등반이 힘들다고 한다.

우선 하마마쯔에 살고 있는 친구와 합류하기 위해서 나고야에서 후지산까지 가는 길의 중간쯤에 있는 하마마쯔역에 도착.


금요일 밤에 퇴근하자 마자 후다닥 출발해서 한 밤중이 되서야 도착.
신칸센으론 1시간이 조금 안 걸리는 거리를 JR토까이혼센을 타고 무려 1시간 30분이 걸린..
역시 돈이 문제 -_-; 신칸센은 5천엔 정도지만 JR동해선을 타면 1890엔 밖에 안하기 때문에

여기서 날 새고 새벽 5시쯤에 출발해서 후지산 등정의 출발점인 가와구찌고구찌(河口湖口)를 향해감.
여기까지 가는데 유료도로 비용이 1040엔. 이제부터 극악의 바가지 요금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날씨하난 정말 좋았다.
후지산 가는 길에 찍은 사진인데 이 지역은 화산으로 생긴 곳이라 땅이 저렇다.
나무도 왠지 좀 달라 보이지 않는가?


자동차로 고고오메(五合目)까지 올라갈수 있는데 대충 뜻은 50%지점이란 의미인 것 같은데 실제 높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등산객의 관점에서 난이도를 뜻한다고 한다. 이곳의 실제 높이는 해발 2200M 정도라고 한다.
아무튼 이제부터 본격적인 후지산 등반이 시작된다.

8월이라 30도 이상의 더위가 계속되는데도 이곳의 온도는 20도가 채 안되는 서늘한 날씨.

고고오메(五合目)에서 록고오메(六合目)까지는 저런 마차를 타고 갈 수도 있다.

그런데 말이 너무 힘들고 불쌍해 보였다.

아줌마 말이 힘들어 하잖아요 !!

갑자기 생겨나는 안개들.

이제부터 되돌아올 수 없는 눈물의 후지산 등반이 시작된다 ㅜ.ㅜ

길 잃어 버리지 않고 올라간 길로 잘 내려와야 할텐데 ...
참고로 내려올 때 올라간 길로 내려오지 않아서 처음 위치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때 구간 사이를 이동하는 버스비는 약 8000엔!! 택시는 1만2000엔이나 한다는 전설이 ... 둘 이상이면 택시가 무조건 유리! 하지만 생돈 날리기 싫으면 길 잘 보고 내려오자.

첨엔 나무도 신기하고 ..

맑았다가 갑자기 생겨나는 안개도 신기하고..

줄지어 올라가는 사람들의 행렬.
저 끝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이렇게 가벼운 복장으로 오르면 안된다.
정상은 한 여름에도 영상 5도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하는데 실제 체감 온도는 영하였다 -_-;
사람들 손에 지팡이 같은게 보이는데 저 봉에 중간 중간 휴게소에서 불로 달군 쇠로 기념 도장을 찍어준다. 물론 공짜는 아니고 도장 한 방에 200엔 !!
저 봉의 가격은 1000엔. 방울이 달린 봉은 1200엔. 깃발이 달린 봉은 1400엔 후지산이 무섭다 -_-

여기가 해발 2700M 쯤 이었는데 쓰레기 수거차가 다니더구만.
역시 사람들 발길이 닿는 곳은 어디나 쓰레기가 수북~
하긴 에베레스트 산에도 쓰레기가 엄청나다고 하더니만.


후지산은 화장실도 100엔의 사용료를 낸다. 높은 곳 까지 물을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암튼 이 화장실 사용료도 정상에 가면 200엔으로 올라간다 -_-; 지독하다.


비행기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풍경.
이제 슬슬 구름이 발 밑에 깔리기 시작한다. 그래 난 구름위에 있는거다.


여기는 해발 3000M 입니다.


이제부터는 풀도 별루 없고 돌 밖에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를 기울여서 찍은게 아니란 말씀 !!


오~ 여기가 하늘나라인가 ~


해발 3000미터에서의 컵라면은 기막히게 맛있었다.
하지만 120엔짜리 컵누들의 가격은 여기선 600엔! 비싸서 국물까지 남김없이 다 먹었다.
참고로 100엔짜리 500ml 패트병의 음료수 가격은 고고오메(五合目)
에선 300엔, 록고오메(六合目)에선 400엔, 나나고오메(七合目)에선 500엔 이런 식으로 600엔까지 올라간다. 대단하십니다 -_-;


저 풀은 뭔지 모르겠는데 여기서도 자라는 것을 보니 생존력이 대단하다.
모기나 벌레도 한 마리 없는데 말이지...


이 복장으로 오르면 절.대.로. 안된다.
추위에 얼어 죽고 자외선에 다 타버린다. 나도 저 복장과 비슷하게 올랐는데 지금도 살이 타서 따갑다. 휴대용 랜턴과 자외선 차단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발 밑으로 깔린 구름은 분명히 멋있었고 다시 볼 수 없는 절경이었지만 고생한 만큼의 가치는 없는 듯하다. 나 처럼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는 코스였다. 올라가는 데만 6시간이 장난이 아니다. 안 가는게 젤 좋은 것 같고 어쩔 수 없이 가게되면 1박 2일 코스로 다녀오는게 가장 적당할 듯.


이제 슬슬 정상이 보인다.


역시 자판기 천국 일본.
이 높은 곳에도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다 동전을 왜 박아놨는지 모르겠다. 암튼 이런거 되게 좋아하는 일본인.


한국 사람들도 많은지 간간히 보이는 한글 표지판.


어떤 정신 나간 분께서 33번 정상에 올랐다는 것을 기념하는 비 같다.
조용히 욕을 날려 드리고 싶다. 이쯤에서 난 거의 죽어 있었거등 -_-; 내 다리가 내 다리가 아녀~


드디어 정상에 도달했다. 무려 6시간 30분에 걸쳐 산을 오르다니. 난 미친게 틀림없다.


어이구 정상에 마을(?)이 있네.


정상에 오르면 도장이 다 박혀있는 봉을 판다. 키키키


후지산 정상의 분화구. 너무 크고 깊어서 이 이상 접근을 못했다. 무서워서 -_-;


여기가 일본임을 잊지 않을 수 있게 여기도 저런게...


분화구가 정말 크다. 떨어지면 못 나올 듯.


구름 위에서 ...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사실은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있던 사람. 일본의 휴대폰 가능 지역이 얼마 되질 않는데 후지산에선 간간히 터져주긴 한다. 근데 내 폰은 FOMA임에도 정상에서 안 터졌다 -_-;


내려오는 길도 너무나 험난해서 내려올 땐 사진을 한 방도 못 찍었다.
내려오면서 거길 왜 가냐던 친구의 말도 떠오르고 내가 왜 이까지 와서 생 고생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암튼 올라 가봤자 구름하고 돌 밖에 본 기억이 없어서 누가 후지산 간다면 절대 말리고 싶다. 혹시 이 사진들 보고 한 번 가봐야지 하는 사람들은 6시간 동안 산을 오르고 4시간 동안 산을 내려와야 한다는 사실을 잘 기억해라. 그리고 우선 10시간 걸어봐라. 그래도 꼭 가 봐야 겠다는 사람은 내년 7, 8월을 기약하면서 다음의 준비물은 꼭 챙기자.
물 - 정말 비싸다. 울면서 사먹었다. 물 값만 3000엔은 쓴 것 같다.
자외선 차단제 - 춥지만 구름 위로 올라가면 태양을 가려줄 수단이 없다.
휴대용 랜턴 - 내려올 때 해가 지고 안개가 껴서 정말 1미터 앞도 안 보였다. 꼭 챙기자.
초콜렛 등 간신거리 - 많은 도움이 된다. 한 조각씩 포장되어 있는게 먹기 좋다.
우의 - 날씨가 시간마다 변한다.
등산용 외투 - 방수 기능이 있는 방한복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올라갈 땐 덥지만 정상에선 엄청 춥다.
마지막으로 돈 - 일본의 물가가 비싼건 다들 알것이고, 그 물가의 5배 정도가 후지산의 물가라고 생각하면 된다. (100엔짜리 물이 500엔이다)

하지만 정말 정말 안 갔으면 좋겠다.
고생 안하고도 다른 좋은데 많다.
물론 이런 말도 다녀온 사람만 할 수 있는 말 이겠지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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